요새 ‘학폭’에 대한 ‘미투’가 이슈입니다. 유명인들이 과거 학창시절에 폭력을 휘둘렀다는 것을 폭로한 것이지요. 주로 운동선수들과 연예인들이 대상입니다. 구설에 오른 운동선수들과 연예인들도 구설에 올라서 활동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는 가짜 폭로로 밝혀지기도 하여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잊어버리고 있다가 (운동선수들에게는 폭력이 과거에는 어느 정도 관행일 것이고, 또 가해자들은 피해자보다 잘 잊어버리니까) 갑자기 피해자가 학폭을 폭로하니까 당황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갑자기 “누군가가 과거에 폭력을 휘둘렀다고 폭로하면 어떻게 되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막내동생과 아이들 교육할 때 말고는 다른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기억이 없었습니다. 반대로 제가 부당한 폭력을 당한 적은 없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부당하게 폭력을 당한 기억이 몇 번 나는데, 지금 생각해도 억울한 적이 한 번 있었습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좀 늦게 갔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부대에 배치를 받아서 가니까 고참 병장이 있었는데 그는 대학 입학할 때 삼수를 해서 대학 입학하자 마자 군대를 와서 저와 나이가 같았습니다. 사이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어느 날 밤에 술이 취해서는 저를 깨웠습니다. 그리고 내무반 앞에서 뒤까지 저의 가슴을 때리면서 갔습니다. 그리고는 끝이었습니다. 그때도 왜 때렸는지 얘기가 없었고 그 사람이 제대할 때까지도 아무 얘기가 없었습니다. 우리 둘의 사이도 별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이 제대하고 나서 나중에 야구장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저는 아직 군대에 있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그 사람에게 존댓말을 했는데 그 사람도 저에게 존댓말을 했습니다! 보통 군대에서 상관이면 사회에서 만나면 반말을 합니다. 그때 제가 이직 군인이었는데도, 저에게 존대를 한 것입니다. 그때 저를 때린 것이 마음에 찔려서였을까요?
맞은 후 그때 일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가끔 생각이 나곤 했습니다. 왜냐하면 꽤 오랫동안 가슴에 통증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통증을 느낄 때면 어쩔 수 없이 그때 생각이 났습니다. 아마 그 사람이 사회에서 잘 나가고, 폭력에 반대한다는 언행이라도 했다면 저도 마음이 불편해서 폭로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막내동생에게 미안합니다. 물론 교육을 위해서 그랬다지만 과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어렸을 때 제가 너무 무섭게 한 것이 상처로 남았다고 합니다. 요새 학폭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나서서 처벌을 하라고 합니다. 그들도 생각해 보면 부당한 폭력의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일 것입니다. 간음한 여인을 돌로 쳐 죽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예수님 말씀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