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정교회를 접한 것이 2006 년입니다. 제 29 차 목회자 세미나를 참석했는데 지금 목회자 세미나가 230 차 정도 되니까 꽤 초창기에 참여한 것입니다. 목회자 세미나에 참석하고 나면 다음에 ‘목회자 컨퍼런스’에 참석하여 삶공부를 듣고 사례발표도 하고 조모임에서 여러가지를 나눕니다. 당시 컨퍼러스에서 목사님들을 만나면 “이왕 가정교회를 하려면 제대로 하자!”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가정교회의 원칙을 정하고, 원칙대로 하지 않는 교회를 ‘짝퉁가정교회’라고 불렀습니다. 당시만 해도 가정교회가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했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가정교회가 인기를 얻자 목회자들이 세미나와 컨퍼런스에 많이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목회관을 바꾸지 않고 가정교회의 형태만 도입한 교회가 많았습니다. 구역이름을 목장으로 바꾸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좀 나은 교회가 생명의 삶을 가르치는 정도였습니다. 목회자가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이유도 가정교회에 대해서 더 배우려는 것보다는 삶공부를 배우려는 이유였습니다.
초창기에는 이런 교회로부터 유혹(?)을 받지 않으려고 원칙대로 하지 않는 교회를 배척하려는 흐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소위 ‘짝퉁’으로 하는 가정교회도 품으려는 경향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 교회들도 기존교회보다는 낫고, 더 나아가서 그런 교회들이 앞으로 정식으로 가정교회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새는 가정교회를 이렇게 구분합니다. 1) 정회원: 가정교회를 제대로 하는 교회 (우리교회는 정회원입니다^^). 2) 일반회원: 목장참석 인원이 주일예배 참석인원의 70%가 안되는 등 기준을 못맞춘 교회 (잘하는 가정교회중에도 큰 교회가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3) 가정교회는 안하지만 (앞으로 할 계획으로) 지역모임에 참석하는 목회자 교회. 4) 가정교회 원리를 변형시켜 적용하는 교회. 5) 세미나를 참석하고 생명의 삶을 가르치는 교회. 6) 구역을 목장으로 바꾸고 공과 대신 나눔을 하는 교회.
아마 여러분도 가정교회를 안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가정교회’나 ‘목장교회’를 하고 있다는 교회를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아마 4) 5) 6)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분들이 하는 가정교회와 혼동을 하면 안되겠지만, 그분들이 ‘제대로’ 가정교회를 하지 않는다고 안좋게 볼 것은 아닙니다. 그분들도 나름대로 그분들의 상황에서 더 나은 쪽을 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를 제대로 하는 것이 어렵지만 그래도 우리는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이루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지금 몬트리올 한인교회중에는 1) 2) 3)에 속한 교회는 우리 교회 밖에 없고, 4) 5) 6)에 속한 교회가 몇 교회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교회가 선한 영향력을 끼쳐서 이런 교회들이 3)에 속하게 되고 나아가서 1)과 2)에 속한 교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