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아낍시다
내일이 77주년 광복절입니다. 1945년에 태어난 분들을 ‘해방둥이’라고 불렀는데, 그분들이 벌써 77 세가 되신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버스에서 ‘광복 20년’이라는 라디오 연속극을 들은 기억이 나는데, 벌써 광복 77주년이라니 정말 세월이 빨리 갑니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1970년이었는데 10년으로 끊어져서 그랬는지 그해에 21 세기에 대한 예측을 많이 했습니다. 소년지에서 21세기에 일어날 일을 많이 예측했는데, 거의 맞은 것이 없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올해로 21세기가 되고도 벌써 22년이 지나갑니다. 밀레니엄에 큰 재앙이 오지 않을까 2000년 새해를 가슴 졸이며 맞은 것도 벌써 22년 전입니다.
제가 어느 정도 커서 기억이 생생한 70년대와 현재를 비교해 보면 물질적으로 현재가 더 풍요로워졌습니다. 문명도 많이 발달해서 살기 편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연탄불에 음식하던 것에서 전기밥솥과 개스나 전기로 편하게 음식을 만듭니다. 빨래도 손으로 하던 것에서 세탁기가 해줍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옛날보다 지금 더 바쁘게 삽니다. 그래서 지금이 살기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살기 힘들어 진 것은 학생들이 더 합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에는 교육대학이 2년제였고 학비가 아주 쌌습니다. 그래서 공부는 어느 정도 하지만 집안이 어려운 학생들이 주로 교대에 갔습니다. 교대를 졸업하면 초등학교 교사는 자동적으로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게 하늘에 별따기(?)라고 합니다.
제가 대학 졸업할 때에는 웬만하면 대기업에 몇 군데 합격을 했습니다. 지금은 명문대를 다녀도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고, 대기업에 들어가기가 아주 어렵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세월이 빨리 갈 것이고, 사는 것은 점점 힘들어질 것입니다. 제가 우리 교회를 개척할 때 만 37세였습니다. 그리고는 25년 반이 지나서 지금 만으로 63세입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지만, 보람 있게 세월을 보낸 것 같아서 안심이 됩니다. 앞으로 25년을 더 살면 88세가 됩니다. 제 부모님을 보니까 건강해도 그때쯤 되면 생산적인 삶을 살기 힘들어집니다. 앞으로 더 빨리 갈 세월을 어떻게 보람 있게 보낼까 고민입니다.
지금 우리 교회에 다니는 분들 중에 가장 많은 나이대가 40대입니다. 평균 잡아서 약 20 년이 지나면 여러분이 제 나이가 됩니다. 20 년이 긴 시간 같지만 지나고 나면 잠깐입니다. 앞으로 20 년을 어떻게 보람 있게 보낼까 고민해 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