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팬덤’이란 말이 많이 쓰입니다. 사전적으로 “누군가 또는 어떤 것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팬들 집단”을 뜻한다고 합니다. 주로 연예인들에게 팬덤이 있었는데 요새는 정치인들도 팬덤이 있습니다. ‘박(근혜)사모’ ‘노(무현)사모’ ‘문(재인)빠’ ‘개딸(이재명)’등… 요새는 과거에 비해서 팬덤도 많아졌고 강도(?)도 세졌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팬들이 열광적으로 응원하기 시작한 게 나훈아와 남진 팬들입니다. 두 가수가 극장에서 공연을 하면 여성들이 열광적으로 응원한다는 기사를 읽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80년대부터 인기 가수들에게 본격적인 팬클럽이 생겨서 팬클럽 사람들끼리 모임도 갖고 회장도 세우곤 했습니다.
그후 소위 ‘아이돌’(우리 크리스찬은 쓰지 말아야 할 단어)이 생긴 후에는 숙소 앞에서 기다리는 극성 팬들이 생기고 다른 팬클럽과 싸우고 적대시하기까지 했습니다. 자기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잘못하면 무조건 감싸주고, 라이벌 연예인은 비난하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댑니다. 이런 현상이 지금 정치인들의 팬덤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팬덤이 유행하고 점점 극단적으로 변했을까요? 제 생각으로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대리 만족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성취하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이때 성공한 연예인이나 유명 정치인들이 극성 팬이 됨으로써 자기를 그들과 동일시하면서 대리 만족하는 것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지배하려는 욕구입니다. 이 욕구는 다른 연예인들이나 그 팬덤을 비난하고 정죄하는 데서 나타납니다. 힘이 없는 사람들이 아닌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을 비난하면서 자신의 지배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같습니다.
팬덤에 대해 생각하면서 우리는 예수님의 팬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가? 예수님의 숙소라고 할 수 있는 교회에서 예수님을 기다리는 극성 팬인가? 다른 팬덤(세상)에게 라이벌 의식을 갖고 그들과 경쟁하고 그들을 비난하는가?
‘팬인가 제자인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좋아하는 팬으로 살지 말고 예수님을 위해서 직접 경기를 뛰고 그분을 닮고 그분을 위해서 희생하는 제자로 살자는 내용인데,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이기는 커녕 예수님의 팬덤이라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의 팬덤이 되되, 나의 성취 욕구가 아니라 예수님의 영광을 위해서, 나의 지배 욕구가 아니라 남을 섬기기 위해서 우리 온누리 식구들이 모두 예수님의 팬덤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