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회계학에서 연구한 분야는 “회계장부에 나오는 숫자가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 박사학위 논문은 “회사가 미래에 은퇴자들에게 지출해야 하는 의료비를 예측한 부채가 주식 시장에서 얼마나 신뢰성 있게 받아들여지는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주식 시장의 반응이 옳다(효율적)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그 가정 하에 주식 시장에서 회계 숫자의 영향을 측정합니다. 그러나 주식 시장이 효율적이 아니라는 논문도 꽤 있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효율적인 주식 시장을 가정한 많은 연구가 의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요새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에 대해 얘기가 많습니다. 취임하고 2 달 반 밖에 안됐는데 지지율이 30%대 초반입니다. 부정적인 평가는 지지율의 2 배입니다. 윤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 못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지지율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있습니다.
캐나다의 집권 보수당은 1991년에 GST를 새로 만들고 나서 다음 선거에서 겨우 2 석을 건지고 참패했습니다. 소비자가 내는 GST는 기존에 있던 생산자가 내는 MST라는 세금을 대신하는 것인데, MST가 없어지면 공장 출고가가 그만큼 싸지기 때문에 GST를 내더라도 소비자가 내는 가격은 변동이 없었습니다. GST를 만든 이유는 MST를 매기면 그만큼 생산가격이 높아서 다른 나라와 경쟁하는데 불리했기 때문입니다. GST가 생기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이가 없고 나라 전체로 보면 이익이지만, 지지율은 아주 낮았습니다.
한국에 꼭 필요한 3 대 개혁이 있다고 합니다. 노동과 교육과 연금 개혁입니다. 나라를 위해서는 3대 개혁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도, 지지율이 떨어질까 봐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꼭 필요한 개혁을 하지 않고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과 지지율이 떨어져도 꼭 필요한 개혁을 하는 것 중 무엇이 국정 운영을 잘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목회에 있어서도 고민이 있습니다. 성도들에게 필요한 설교를 할 것인가, 아니면 성도들이 좋아하는 설교를 할 것인가? 성도들이 좋아하지 않아도 성도들에게 더 많은 열심과 헌신을 요구하는 것이 옳은가? 문제는 딱 부러지는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필요한 설교를 해도 성도들이 싫어해서 듣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좋아하는 설교를 해도 성도들에게 필요가 없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물론 필요하고 좋아하는 설교를 하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 지혜를 얻기 위해서 오랜 시간 기도의 자리에 앉아야 합니다. 저의 이런 고민을 이해하시고 좋아하는 것보다는 필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