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전부터 올림픽(지난 도쿄 올림픽 제외)이나 아시아 게임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일본에 지기 싫어하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한국이 일본보다 스포츠 강국이 되었다는 것이 기쁜 소식이지만, 저는 “정말 그럴까?”라는 의문을 품어 왔습니다.
일본과 비교해서 한국은 특출난 선수들이 많아서 메달은 많이 따지만, 전체적인 스포츠 저변은 일본이 더 튼튼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마라톤 말고는 올림픽 육상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지만 일본은 육상에서 가끔 메달을 땁니다. 더 중요한 것은 메달권에 접근한 선수들의 저변이 넓다는 것입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남자 400미터 계주에서 일본이 은메달을 땄는데, 이것은 일본에 세계적인 100 미터 선수가 최소 4 명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만일 한국과 일본이 모든 올림픽 종목에서 1:1로 맞붙는다면 일본이 큰 차이로 이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새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박태환 선수 이후 세계적인 수영선수가 안 나타나다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선우 선수가 은메달을 땄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많은 선수들이 메달은 못 땄지만 결선 (최종 8 명)에 진출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박태환 선수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수영 세계 선수권이나 올림픽에서 결선에 진출한 선수가 손에 꼽힐 정도였는데 이번에 바뀐 것입니다. 네 명이 200미터를 수영하는 남자 800미터 혼영에서도 결선에 올랐습니다. 진정한 실력은 몇몇 특출한 선수가 딴 메달의 숫자가 아니라 스포츠 저변이 얼마나 튼튼한가로 평가해야 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담임목사가 설교에 뛰어나고 행정력이 좋으면 성도가 늘어납니다. 그러나 교회의 실력은 성도님들의 믿음의 실력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성도님들의 믿음의 실력이 좋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믿음의 5 단계를 A부터 E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Attendee (교회 출석자), Believer (예수영접자), Committed ((제자로 살려고) 결심한 자), Dedicated (헌신한 자), Equipped (훈련받은 자). A쪽 보다 E쪽에 가까운 사람들이 교회에 많으면 그 교회는 믿음의 실력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A에 있던 사람이 B로, B가 C로, C가 D로, D가 E로 변하는 것입니다.
우리교회의 현실에 비추어 말씀드리면, 목장에 안믿는 분들이 많이 오고, 그분들이 예배에 참석하고, 예배에 참석한 분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예수님을 영접한 분들이 제자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제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분들이 섬김과 성숙의 훈련을 받아서 예비목자로 헌신하고, 예비목자로 헌신한 분들이 목자로 세움을 받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교회가 진짜로 실력 있는 교회입니다. 앞으로 우리 교회가 이렇게 실력 있는 교회가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