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목) 아침에 집을 소독했는데, 6 시간동안 집에서 나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갑자기 집에서 나오니까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집 근처 영화관에 가서 ‘기생충’을 관람했습니다. 오후 1시라 그런지 손님이 5 명정도 밖에 없었는데, 제 앞자리(가운데 줄 가운데 자리)에 앉아있던 중년여성이 영화 보다가 갑자기 가운데 줄 제일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왜 갑자기 구석으로 가지?”라고 의아해 하다가 조금 전에 제가 기침을 한 것이 기억났습니다. “동양인(중국사람?)이 뒤에서 기침을 하니까 식겁을 하면서 피한 건가?”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에 올랐다는 것을 알고 보았는데, 영화를 보고 든 생각은 ‘생각보다 별로네’였습니다. 작품상 후보에 올라간 것도 의아할 정도였고 “국제영화상정도는 받겠네” 했는데 작품상과 감독상과 극본상까지 받았습니다.
제가 영화 전문가는 아니지만, 대사도 영어가 아니고(자막을 보니 우리 말로 된 대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작품상감으로는 뭔가 좀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이 몇가지 있는데, 어떻게 작품상을 받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빈부격차’라는 영화의 주제가 요즘 세상에 맞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갈등을 기발하게 그려내고, 결론을 극적(?)으로 그려서 충격을 주기도 하는등, 여러가지 면에서 세계 많은 사람에게 어필했던 것 같습니다.
요새 뜨는 IT회사의 사장 가족(부정적으로 돈을 번 것은 아니지만)의 부유함와 한 번의 사업 실패로 인해 어렵게 사는 반지하 가족의 누추함과 절박함은 요즘 우리에게 너무 흔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반지하가족보다 더 어려운 가족이 등장합니다. 바로 부잣집 지하에서 숨어 사는 부잣집 전직 가정부 가족입니다. 부잣집에 붙어서 먹고사는 기득권(?)을 지키려고 죽도록 싸우는 두 기생충 가족(반지하 가족과 지하가족)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우리가 ‘빈부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짧은 글에서 거기에 대해 다 쓸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빈부격차’ 문제가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 도와야 할 가난한 자들이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 물어뜯으며 싸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소한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아울러서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시기에 깨끗하고 흠이 없는 경건은, 고난을 겪고 있는 고아들과 과부들을 돌보아주며, 자기를 지켜서 세속에 물들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야고보서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