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월이 되었습니다. 지난 주에 몬트리올 겨울이 힘든 이유가 겨울이 길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올해는 그 말이 더 피부에 와닿습니다. 12월과 1월에는 눈도 많이 안 오고 날씨도 별로 춥지 않더니 2월 들어 더 춥고 눈이 많이 왔습니다. 3월에도 눈이 많이 오네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기온인데, 기온은 여전히 낮습니다. 대략적으로 춘분(3월 20일)에서 하지(6월 20일)을 봄으로 봅니다. 그런데 찾아보니까 3월 31일 몬트리올의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4도입니다. 4월 15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평균 최저기온이 0도가 되고 4월 30일에도 평균 최저 기온이 3도에 불과합니다. 봄이 온다는 입춘 (2월 4일)은 어림도 없고 여름이 온다는 입하(5월 4일)나 되어야 몬트리올 온도가 봄 온도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도 봄이 오긴 오는가 봅니다. 가장 많이 와 닿는 것이 해가 길어졌다는 것입니다. 매일 새벽 예배를 시작하는 6시, 말씀이 끝나고 기도를 시작하는 6시 20분, 그리고 예배를 끝내는 7시등 세 번에 걸쳐서 밖을 볼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7시에도 깜깜했는데, 요새는 6시에도 어느 정도 환합니다. 그러고 보니까 다음 주일에 일광절약시간이 시작되네요. 그러면 해가 1시간 늦게 뜨지만 1시간 늦게 지기 때문에 낮에 훨씬 길게 느껴져서 봄을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봄을 더 느끼는 것은 부활절 때문입니다. 부활절은 춘분 후 첫 보름 후의 일요일이라고 합니다. 춘분이 3월 20일 혹은 21일이니까, 부활절은 대개 3월 말에서 4월 말에 돌아옵니다. 예수께서 일부러 봄에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것은 아니지만 부활절이 봄에 있기 때문에 부활절을 지키면서 봄이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올해 부활절은 4월 9일입니다. 우리 교회는 부활절 전 3 주 (3월 19일(주일)부터 4월 8일(토)까지 21일)동안 다니엘 금식기도를 합니다. 물을 제외한 모든 음식을 안 먹는 일반 금식은 아니지만, 밥이나 빵, 고기, 그리고 취미활동 등을 삼가면서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면서 부활절을 준비합니다. 동시에 중요한 기도 제목을 가지고 기도하고, 신약을 통독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기온적으로) 아직 오지 않은 봄을 기다리면서 하니까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갑자기 “호주 같은 지구 남반부 분들은 가을을 준비하는 시간인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몬트리올에 살면 겨울을 잘 보내는 것이 큰 일입니다. 이제 겨울도 거의 지나가고 봄 문턱에 와 있습니다. 겨울이 혹독하니까 나머지 계절이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이전에 살던 빅토리아는 겨울에도 꽃이 피지만 대신 봄이 왔는지 모르게 지나가고 여름도 서늘합니다. 저는 그래서 몬트리올 날씨가 빅토리아보다 더 좋습니다. 여러분은 어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