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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티오피아 목장 목자 이윤희입니다.  

최병희 목사님의 권유로 이번 45회 북미 목자컨퍼런스를 다녀왔습니다. 요즘 트렌드를 따라 목컨으로 줄여 말하겠습니다. 남편의 간증에서 들으시겠지만 가기까지 크고 작은 여러일들이 있었고 그 일들을 통해 하나님은 제게 정말 갈꺼니? 이래도 갈꺼니? 하고 계속 물으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오는 남편의 스케쥴에 따라 수요일, 하루 먼저 도착하였고 가면서 얼핏 월요일에 허리케인이 휴스턴에 왔었다 전기 수급이 어렵다 뭐 이정도만 알고 갔습니다. 그래도 가서 호텔에서 좀 못잔 잠도 자고 쉴 마음이였는데 마중나오신 웃음을 띤 목자님은 저를 교회에 내려주셨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이젠 호텔로 가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하며 와…. 밀려오는 불안함에 제 마음에 조금씩 갈등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잠자리에 좀 많이 예민합니다.

꾸벅 꾸벅 졸며 오후 12시 30분부터 저녁식사시간까지 호텔엔 언제 가려나 란 생각으로 있었습니다.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가지고 있던 불안감이 점점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불쑥!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늘 교회 예배당에서 침낭깔고 자야 한다는 소식이 들릴때 오늘 하루 저녁은 뭐 어찌 버텨야 겠네 란 생각이 들었고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침낭 100여개와 어디선가 나타나는 베개들이 쌓이는 것을 보며 멍해지고 어이가 없어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목컨 장소가 쉐라톤 호텔에서 휴스턴 서울 교회 영어예배당으로 공식적으로 바뀌고 그 모든 것이 예정되었던 것 처럼 진행되는 것을 보며 운영팀들이 신기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나중에 들었지만 총괄 운영을 하시는 목자님댁에도 전기가 안 나오고 컴퓨터를 일터에서 충전하시려고 전원을 연결했을 때 스파크를 일으키며 모든 데이터가 날아갔었다 합니다. 패닉이 오고 멘붕이 올만한 상황인데 그때 목자님은 오히려 하나님의 싸인을 느끼며 평안해 지셨다고 합니다. 이해가 잘 안 되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너무 지루해 목사님들을 조금 돕다 미리 온 3-40명의 목컨 참석자들이 위 예배당에 올라가 잠자리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와 남편, 또 내일 올 현주목자네 잠자리를 어찌 되었든 미리 선정해야 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에 저도 침낭과 몇 개 안되는 베개를 챙겨 예배당으로 향했습니다. 예배당에서 지내야 한다는 이야기에 조금이라도 더 나은 잠자리를 찾으려 촉수를 내밀기 시작했고 의자를 돌려 놓으며 남편과 저의 잠자리를 그리고 반대편에 현주목자님 잠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저만 미리 “우리” 교회 식구들의 잠자리까지 만들고 제 짐을 두어 맡아놓았다는 마음에 너무 이기적이지 않나란 마음이 있었지만 내 남편은 한국에서 오고 성준형제는 VIP 쟎아 란 나름 타협점을 찾으며 뿌듯해 하기까지 했습니다.

남편이 도착할 때 같은 차로 오신 한 부부 목자님이 계셔서 우리의 이런 상황을 보며 당황해 하시며 어디서 자야 할지 몰라 하실 때 전 현주목자 부부를 위해 미리 만들어 놓은 의자행렬을 양보하게 되었고 그분들은 제 마음도 모르고 어찌 아셨냐며 너무 감사해 하셨습니다.

얼마나 부끄럽던지… 돌아보니 나의 이기심까지 쓰시는, 하나님의 모든 것을 합하여 이루시는 선하심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점점 제 마음에 깊은 곳, 무엇을 주장하고 생각하고 있던것들을 하나씩 다 내려놓게 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찌 되었던 샤워는 하고 자야지 하는 마음으로 샤워실로 향했는데 그곳에는 각자 가지고 있던 일회용품부터 작은 샴푸와 샤워젤들이 삐죽삐죽 빼곡히 서 있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호텔에서 잘 것을 생각하며 아무것도 챙겨가지 않았는데 여러분들이 그런 사람들을 위해 꺼내 놓은 샴푸와 샤워젤을 보며 눈물이 왈칵 났습니다. 그 다음날이 어찌 될지 모르지만 본인들의 것들을 다 내어 놓으신 마음들이 느껴졌습니다.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가 떠오르며 아… 여기가 목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전 힘을 쭉 빼고 목컨을 시작했고 하나님의 이끄심과 말씀에 더 귀를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순서가 있었지만 그 중 전체 강의를 하신 신동일 목사님의 사도바울을 통해 배우는 목회자 리더십이 제게 제일 와 닿았습니다. 빛을 분산시키는 예쁜 프리즘보다는 빛을 모아 태우는 보잘 것 없는 돋보기가 되어야 하고 박지성 선수를 만들어낸 히딩크처럼 선수들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코치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Consistence 와 integrity 가 중요하다는 말씀등 많은 깨닫음을 얻었습니다. 또한 목컨의 꽃이라고 하는 조별 모임은 목자, 목녀들이 만나 나누는 시간이였는데 “아” 하고 말하면 “어” 하고 받아주시는 서로를 위해 뜨겁게 기도하는 동지들을 만나는 시간이였습니다.

저희가 쓰던 영어권 예배당 화장실이 마지막 날에 고장이 났습니다. 170명 되는 많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쓰니 탈이 난 것이였습니다. 그러나 그날 예배당 담임 신동일 목사님은 오히려 이 예배당에 여러분의 기도와 찬양을 쌓아 주어 고맙다 라고 하시며 격이 다른 감사를 올리셨습니다.

아! 참고로 저희는 첫날만 침낭에서 자고 나머지 날들은 서울교회 성도님들 댁에서 민박을 했습니다. 이수관 목사님이 도움을 요청하셨는데 몇시간 만에 그 모든 인원에게 민박집이 다 배정되었습니다. 몇몇분들의 헌신적인 섬김을 넘어서 교회 전체가 어나더 클래스란 생각을 하며 가정교회에서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컨중 비디오를 보았는데 흙이 달라 썩지 않는 사과를 제배한다는 일본의 자연농법 사과밭에 관한 것이였습니다. 휴스턴 서울 교회는 그 사과밭의 흙이 10여년을 통해 질 좋은 흙으로 변화한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나아가 저도 저희 목장, 공동체도 그런 썩지 않는 열매를 맺는 흙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스턴은 재난의 도시였지만 서울교회 안은 천국이였고 많은 분들의 모습속에 예수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또한 우리 모두가 마지막 경주를 마치고 다 같이 믿음의 선배들 앞에 서는 모습을 그리며 같이 달려나가는 동역자들을 얻었습니다.

이번 목컨은 하나님이 하나님 뜻대로 마음껏 이끄신 목컨이였습니다. 예측불허, 모든 것을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시며 “자, 윤희야 내가 한다. 따라오너라” 하신 목컨이였습니다.

이른 새벽 목컨에 간다고 오히려 기특히 여겨 저를 라이드 해 주신 최병희 목사님, 조영수 사모님, 그리고 저희 목장 식구들, 또한 1조 식구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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