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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는 지겨우실 수도있지만, 모르시는 분을 위해 우선 저를 소개하자면 지난 해 우리교회 최초로 목장에서 만년 목원 5년차에 안수현목자님으로부터 분가를 하고, 오현주 목장의 목자가 된 온누리침례교회 프로간증러 오현주입니다.

저는 이번에 45회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열리는 목자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토론토 평신도세미나를 시작으로 어린이사역자 세미나부터 이번 목자컨퍼런스까지.. 쉬운일정은 아니였고, 아이들을 두고 계속 나간다는게 마음이 편친않지만 이제는 저도 모르게 즐기고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목자컨퍼런스는 초보목자로써 부족함이 많아 목자의 삶에 대해 배우고싶었고, 자신감 넘쳤던 초반과는 달리 저의 부족함이 점점 드러나기 시작하며 저와 하나님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던 터라 참석하고 싶었지만, 너무 자주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과  1년에 한번밖에 못보는 남편의 방문과 아이들 방학이 겹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안수현목자님께서 이번에 남편오면 같이 목자컨퍼런스 가지그래? 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정말 쌩뚱맞은 소리라 “저희남편을 몰라서 그러세요?” 라고 받아쳤습니다. 저희 남편으로 말할 것 같으면 결혼 전 저에게 교회오빠이긴 하나 교회에서 가장 어두운 오빠였고, 교회를 엄마를 만나기위해 가뭄에 콩나듯 나가기는 하나 다른 주님을 하루가 멀다하고 섬기며 1시간에 한번씩은 연기를 피우러 맑은공기를 찾아 나가야하는 진짜 주님의 은혜가 많이 필요한 오빠입니다. 홀리하게 믿는 사람들을 보면 알러지반응을 일으키는 특이체질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남편에게 목자컨퍼런스에 가자고 했다간 욕을 안먹으면 다행이지 라고 생각했는데, 하필 그 주의 최병희목사님의 말씀이 “엉뚱한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 이라는 주제였습니다. 안수현목자님께선 그 얘기를 하시며 얘기나 한번 꺼내봐 라고 하셨고, 저는 남편에게 “나랑 휴스턴으로 애들없이 신혼여행 가지않을래?” 라고 물었습니다. 남편은 쌩뚱맞게 휴스턴이 뭐야? 라고 했고, 저는 “사실 목자 컨퍼런스가 있는데 내가 목자가 돼서 꼭 참석해야하는데 보통 거의 부부동반이래. 근데 다행인건 교회가 아니고 호텔에서 하는거라서 나랑 잠깐 컨퍼런스 하고 애들없이 여행하고오자~” 라고 졸랐고 남편은 Yes라고는 하지않았지만, 예전 혼자갔던 텍사스 생안토니오여행이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저는 이 기회를 놓치지않고 등록을 하였습니다. 한평생 다니던 교회수련회도 한번 가지않았던 남편이 저와 함께 목자컨퍼런스라니 정말 꿈만같았습니다. 엉뚱한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할렐루야를 와쳤습니다.

그렇게 은혜많이 받고 돌아왔습니다 라고 하고싶지만 저의 고난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목자컨퍼런스가 다가올 수록 남편은 “내가 거길 왜 가야하냐”며 저를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남편이 안간다고 할까봐 전전긍긍하고 비위를 맞추며 뒤로는 중보기도 팀에게 기도를 부탁하였습니다. 정말 40년 넘게 예수님을 만난적도 변화된 적도 없는 남편이지만, 저의 최애 VIP이기도 하고 믿음의 가장이 되기를 소망하는 저의 오랜 기도제목에 한걸음 가까워지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가정교회에 대해 좀더 알게된다면 남편의 마음이 더 열릴 것이라 확신했기때문입니다.

가기 전까지 정말 많은 갈등이있었고, 급기야 저는 다 놔두고 나 혼자만 가야하나 하는 생각과 출국날까지도 당일에 남편이 안간다고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잘 가게되었다고 말하면 너무 좋겠지만 진짜 고난은 이제 시작이였습니다. 남편은 정말 가기싫다고 하고 저는 이제와서는 취소가 안된다며 억지로 억지로 끌고 가려고 하였고, 남편은 가더라도 호텔방에 쳐박혀서 안나올거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출발 이틀전 목자컨퍼런스 단톡방에 휴스턴에 허리케인이 닥쳐 모든 전기가 끊기고 모든 호텔이 셧다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목요일에 복구가 될거라며 함께 기도하자는 내용이였습니다. 내심 목자컨퍼런스가 이대로 취소되길 바라는 마음도있었습니다. 가기싫은 사람을 억지로 끌고가고 싶지 않았고, 제가 그래도 나름 목자인데 남편이 정말 목자컨퍼런스에서 금쪽이같이 행동해서 제가 안절부절 못할 모습을 상상하니 부끄러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래 차라리 호텔방에 쳐박혀있으면 되니 다행이다” 하는 마음으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가는 길에 저에게 가장 큰 고난이 닥쳐왔습니다.  호텔이 복구가 되지않아 컨퍼런스를 교회에서 진행하기로 결정되었고 100여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장소가 마땅치않아 급히 150개의 침낭을 준비하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교회에 1시간만 있어도 몸에 알러지가 올라오는 남편에게 교회에서 침낭에서 자야한다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역시도 남편과 오붓하게 호텔방에서 지낼 생각을하며 설레하고 있었는데 저에게도 이건 정말 청천병력같은 소리였습니다. 저역시도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가는 비행기에서 내내 남편에게 다정하게 굴며 마음속으로는 간절히 간절히 기도를 해야했습니다. 정말 이 사실을 알자마자 남편이 내 멱살을 잡아도 나는 할말이 없겠구나.. 하나님 정말 저에게 왜이러세요 하면서 목자컨퍼런스를 가라고 하신 안수현목자님을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실을 전하자마자 목자님께서는 위로는 커녕 “호텔방에 짱박혀있겠다고 해서 하나님이 호텔을 닫아버리셨네 할렐루야!” 라고 하셔서 정말 할말을 잃었습니다. 지금도 목자님께서는 김성준오빠 때문에 호텔이 닫힌거라며 침낭에서 잤던 사람들이 집단소송 해야한다고 이야기를 하십니다.

여하튼 저희는 그렇게 공항에 도착을했고 가는 길에 침낭사건과 현지상황을 전해들은 남편은 말없이 팔꿈치로 저를 찌르기시작했고 저는 애써 모른척 창밖을 보아야만했습니다. 그렇게 30분가량 달려 교회에 도착했고 남편이 저에게 욕을 할 새도 없이 저희는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입장을하고 갑자기 커플티로 갈아입고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게되었습니다. 그때부턴 “하나님 뒷일을 맡겨드립니다” 하고 저는 세상 다정하게 손잡고 사진을 찍었고 그 뒤로 남편은 말없이 핸드폰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수개월을 준비하는 목자컨퍼런스라고 들었는데 컨퍼런스 이틀 전 닥친 위급상황에 휴스턴 서울교회는 과연 가정교회의 시작점 답게 모든 준비가 완벽했습니다. 마치 원래 교회에서 열리는 것 처럼 식사부터 안내, 프로그램들까지 정말 이틀사이에 얼마나 많은 분들의 수고가 있었을지 가늠도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지금 얼마나 열받아있을지 그 마음도 가늠이 안되었습니다. 남편의 감정 상태는 모른척 한채 저희는 그렇게 서로 다른조로 나누어져 각자 식사를 하고 환영인사를 받으며 컨퍼런스를 시작했습니다.

20명가까이 오신 각 지역 목사님과 사모님들께서 서빙해주시는 음식을 먹고,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이 준비하신 연극을 보고 찬양을 들으며 귀한 섬김을 받았습니다. 남편 또한 “저 앞치마 입은 사람들이 다 목사님들이라고?” 하며 충격을 받은 듯 했습니다. 저는 내심 “이게 바로 가정교회다” 속으로 생각하며 말씀을 들었습니다.

첫째날 저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너의 부족함 내가 잘 안단다. 두려워 하지말아라. 포장하려고 하지말고 가리려고 하지말고 너의 있는 모습 그대로 나아올때에 너의 목원들도 있는 모습 그대로 나아올 수 있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선택적 강의를 통해 내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건강한 목장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강의도 들었고, 그 강의를 듣는도중 뒤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저희남편이 졸다가 콰당하는 소리였지만 저는 고개를 돌리고 모른사람인척을 하였습니다.

저는 당장 남편을 만날 수는 없었고, 남편은 그가 속한 남자6조에서 케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다들 베테랑 목자님들이셔서 그런지 남편의 외모만보고도 도움이 필요한 “관심병사” 인것을 다들 바로 눈치채신 것 같았습니다. 한시간에 한번씩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남편을 다들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젊은 청년들과 같은 조가 되었습니다. 밤에 오겹줄 기도모임으로 조별로 모여 함께 기도모임을 하였는데 젊은 청년들의 열정과 목장을 생각하는 귀한 마음이 감동이되었고, 저도 도전 받는 시간이였습니다. 그리고 한청년은 나눔을 하며 “이 목자 평생해야하는 일인데 어떻게 하면 지치지않고 잘할 수 이있을지”라는 고민을 내놓았는데, 저는 지치지않는 방법이 아닌 “이 목자 평생해야하는 일인데” 라고 당연하게 이야기하는 21살 어린 목자의 첫 멘트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미 그들의 삶은 너무나 당연한 목자의 삶이였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은 저에게 싱글목장모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마라샹궈와 떡볶이”가 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우리 온누리 청년들이 원하면 제가 한번 만들어 대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고 저희는 할렐루야 주님의 은혜로 호텔로 갈 순 없었지만 연세가 지긋하신 한 은퇴하신 목자님 댁에서 민박으로 묵게되었습니다. 여전히 남편은 저에게 욕을 할 새도 없이 그렇게 또 끌려가게되었고, 신앙알러지는 있지만 노인공경은 철저한 남편은 한마디도 못한채 그렇게 민박지로 향했습니다. 모든게 갑작스런 상황에 그 늦은시간에 픽업과 호스트를 당연하게 여기시며 편히 묵으라고 신경써주시는 목자님과 목녀님의 환영을 받으며 정말 감사하게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머리를 대자마자 잠들었고 남편은 다음날 비행기를 알아보며 그렇게 잠이들었습니다. 또 남편은 저에게 욕을 할 새도 없이 새벽부터 저희는 졸린눈을 비비며 다음날 일정을 소화해야 했습니다.

한국에서 온 관심병사의 소식을 들으신 이윤희목자님과 임상준목부님 외에 많은 분들의 케어로 남편은 또 그들의 손에 이끌려 말씀을 듣고 찬양을 하고 심지어 목자 한마당이라는 레크레이션 시간도 즐기게 되었습니다. 노래맞추기 코너에선 본인도 모르게 다 아는 노래라 손을 들고 발표해 상품을 타기도했고, 조별로 짧은 연극을 했어야했는데 “예쁘게 해줄테니 가만있어요” 하는 나이지긋하신 목녀님의 등살에 머리에 두건도 쓰고 방탕하게 술먹는 남자를 연기하기도 하였습니다. 할렐루야. 이건 기적이였습니다.

이제 저는 남편도 분명 즐기고있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조별모임을 통해 남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된 조원분들은 저는 아무말도 하지않았는데 자꾸 저를 위로하셨습니다. “우리도 과거에는 다 그랬어요” “남편분도 변화하실거예요” “저였으면 그대로 돌아갔을텐데 남편분 진짜 착하시네요” 등등 남편이 무슨이야기를 나눈지는 못들었지만 그래도 정말 있는 모습 그대로 잘 나누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비록 남편이 “참을만큼 참았다며” 목자컨퍼런스 마치고 하루 놀다 주일에 돌아오기로 했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마지막날 일정을 전부 마치진 못한채 비행기표를 바꿔 하루 일찍 돌아와야 했지만 지금도 이 기적같은 상황이 믿어지질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하나님은 계속해서 일하시고 계시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망을 품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VIP만 있던 제 목장 식구들은 제가 휴스턴으로 떠나자 알아서 목장모임 자리를 지키며 목장모임을 하였으며 어제 제가 일찍돌아오게 되어 저희 가족도 중간에 같이 합류했는데 저희 목원들은 제가 남편 손에 멱살잡히거나 이혼당하거나 죽임을 당한건 아닌지 한마음으로 걱정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남편에게 두분 사이가 정말 좋아졌다. 얼굴이 정말 밝아지셨다는둥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정말 진심을 다해 맨트를 날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할렐루야 인것은 그들이 손잡고 다음 평신도세미나에 함께 가기로 약속한 것입니다. 저희 남편이 “남편도 꼭데려가요” 라고 말하자 “저희남편은 제말 잘들어요” 하며 자신하는 저희 목원에 눈에서 저는 소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정교회가 이런것 같습니다. 이미 엄청나게 홀리하고 믿는 사람들만의 세상이 아니라 정말 가능성 없어보이는 제 남편의 변화를 소망하게 하시고, 남앞에 서는 것도 싫고 부족함과 나약함으로 똘똘 뭉쳐 두려워하는 저에게 “가장 낮은 자를 세우시는 하나님”을 기대하며 이자리에 서게 하시는 것도, 때론 언제 때려치우나 하다가도 일상에서 한가족처럼 만나는 목원들을 보며 힘을 내게 되니 저는 가정교회가 답이다! 라고 말하지않을 수 없습니다.

그곳에서 2박 3일동안 영혼구원을 위해, 그리고 예수님을 닮아가기위해 모였던 수많은 사람들과 그것을 준비하는 손길들을 생각하니 우리도 할 수 있다! 는 소망을 가득안고 돌아온 목자컨퍼런스 였습니다. 저도 목자가 아닌 목녀가 되는.것을 소망하며 더 열심히 자리를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길었지만 들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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