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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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평신도 때 성가대장을 한 적이 있는데, 어느 날 성탄절 연합성가를 위해서 교회 성가대장들이 저녁에 식당에서 만나서 상의했고 음식값은 각자 냈습니다. 담임목사님께 보고를 했더니 제가 지불한 음식값을 교회에 청구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내가 먹은 저녁값을 왜 교회에 청구하지?”라는 생각에 청구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교회 협의회 회계를 할 때 일입니다. 교회 협의회 연합 행사를 마치고 정산을 하기 위해 교회 평신도 대표 몇 명이 모였는데, 식당에서 모여서 먹은 식비를 청구했습니다. “그냥 사무실에서 모이든지 아니면 팀 홀튼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만나면 되는데, 왜 굳이 식당에서 만나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한국에서는 공적인 일을 위해서 식당에서 모이고, 식비는 법인 카드로 계산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법인카드를 공적인 일이 아니라 개인적인 일에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회식을 하면서도 카드를 사용하고, 개인적인 물품을 사면서도 카드를 사용합니다.

 

아마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 번 두 번 하면서 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는 현실이나 관례 때문에 죄책감없이 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했을 것입니다.

 

물론 공적인 일을 위해서 수고하는 사람들이 식사를 하도록 선의로 배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의가 반복되면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더 큰 잘못을 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것은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군대에서 후임이 있었는데 부잣집 도련님 타입이어서 군대에 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외박을 나가서 그 후임 집을 찾아갔습니다.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소식을 전하러 갔는데, 그 후임 어머니께서 제게 2만원을 주셨습니다. 제게 고마워서 그러신건지, 아니면 잘 봐달라고 그러신건지 모르지만, 극구 사양했지만 결국 받았습니다. 받으면서 “군대에 돌아가서 후임에게 주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돈을 주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생각이 바뀐 것이지요.

 

그 사건이 지금까지도 저의 행실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저도 물질에 약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지요. 그래서 유혹이 될만한 일은 아예 처음부터 차단을 합니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목사라서 음식도 주시고 선물도 주시고 식사 대접도 하십니다. 되도록 거절하지만, 너무 그러면 야박한 것 같아서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당연한 것이 되지 않게 하려고, 저도 음식을 나누고 선물도 드리고 식사 대접도 합니다. 거절하지 마시고 받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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