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이라도 기력이 있으실 때 뵈려고 비행기표를 끊었다가, 코로나로 인해서 어머니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서 취소한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다가 임종하실 때까지 무의식 상태로 계실 거라고 해서 임종에 맞춰서 지난 목요일(5월 6일)부터 다음 주 토요일(5월 15일)까지 비행기표를 예약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목요일까지 기다리다 올 필요가 있냐는 형의 말을 듣고 월요일(5월 3일)로 비행기표를 앞당겼습니다.
5월 2일 주일날 자면서 내일이면 의식이 없으시지만 살아 계신 어머니 모습을 보겠지 하고 잤는데 월요일 새벽에 임종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그때 간 게 다행이었습니다. 장례식이 있던 목요일 전날인 수요일에 형과 제가 개인적으로 관에 누워 계신 어머니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고운 모습으로 누워 계신 어머니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위로 받았고 슬픔을 미리 삭일 수 있었습니다.
장례식 당일에는 많은 목사님들과 성도님들이 찾아와 위로해 주셨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장례식 참석 가능 인원이 10 명으로 제한이 되어서 저는 따로 연락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빅토리아 다사랑교회에서 같이 신앙생활을 했던 분들과 대학 동문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이번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많은 깨달음과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먼저 어머니께서 마지막에 고통 중에 계셨지만 그래도 빨리 소천하신 것입니다. 5월 8일 어버이 날이 아닌 5월 3일에 돌아가신 것도 감사했습니다. 또 현지 시간으로 새벽 3시, 몬트리올 시간으로 아침 6시, 한국시간으로 저녁 7시에 돌아가셔서 모든 지역에서 같은 날인 5월 3일을 기일로 기억할 수 있는 것조차 감사했습니다.
둘째로는 초상을 당한 분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머리로는 초상 당한 분들의 슬픔을 이해했지만, 이번에 직접 경험을 한 후에는 가슴으로 그분들의 슬픔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셋째로는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 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있는 두 동생은 코로나 때문에 참석할 수 없었는데, 한국에서 장례식장을 빌려서 장례를 치렀습니다. 동생들은 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실감을 못하고 있었는데, 장례식장에서 문상객을 맞으면서 슬픔을 많이 위로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일찍 돌아가셨기에 저는 어제 돌아왔습니다. 아직 마음이 온전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어머니께서 멀리라도 밴쿠버에 계셨지만, 이제는 이 땅에 계시지 않는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한 주 동안에는 새벽기도와 수요예배를 쉬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리려고 합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저와 저희 가족을 위해 기도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