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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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한국에서 여름 바캉스를 피서라고 불렀습니다. 더위를 피해서 간다고 해서 그런건데, 이번 저희 휴가는 다른 같습니다.  지난 목요일에 암스테르담에 도착하니 그날 사상 최고기온(36.1) 기록합니다. 거기다가 딸이 사는 아파트에는 에어컨이 없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선풍기도 없습니다. 원래 이곳이 이렇게 덥지 않은 데다가 더워도 며칠 반짝하고 말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이곳 시간으로 아침 7 반에 도착했지만 몬트리올 시간으로는 새벽 1 반이라서 시차때문에 힘도 없는데 덥기까지 하니 정말 맥을 못추겠습니다. 그래서 근처에 에어컨이 나오는 곳에 가서 쉬려고 물어보니까 에어컨이 있는 카페나 식당도 근처에 없답니다!!!

 

그거야 이곳 사람들 사정이지, 저희같이 에어컨에 익숙한 사람들이 이런 더위에 선풍기도 없이 지내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미국에서 이런 더위를 경험하긴 했지만 거기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니까 버텼는데피서(避暑) 그대로 더위를 피해서 가는 건데 우린 더위를 찾아서 셈이니 피서가 이나라 추서(追暑) 간거죠.

 

그런데 이상하게 이렇게 더우니까 아주 어릴 추억이 생각났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근처 식당에 갔는데 물론 거기에도 에어컨이 없습니다. 집에 가야 더울 뻔해서 저녁을 먹고 가까운 공원에 가서 벤치에 앉아 있는데 거기도 더웠습니다(38). 그렇게 땀을 흘리며 앉아 있는데 묘하게 어렸을 바닷가로 피서를 느낌이 났습니다. 당시에는 피서를 가서 바닷가 모래사장에 앉아 있으면 땀이 흘렀습니다. 어디 에어컨이 있는 곳도 없어서 그냥 그대로 땀을 흘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느낌이 오니 오히려 정말 피서를 같았습니다.

 

밤에도 더워서 문을 열고 잤는데 가끔 바람이 솔솔 불어 옵니다. 그런데 바람이 피서가서 민박집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당시 피서가서 더운 날에는 마당에 놓은 평상에서 잠을 잤는데 평상에서 자면서 맞았던 바람을 느낀 것입니다.

 

더위를 찾아서 피서가 아닌 피서를 갔지만, 옛날에 갔던 피서의 기분을 다시 느꼈으니 또한 귀한 추억이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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