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사랑의 교회 안국철 목사님(고영희 사모님)은 대전에서 부목사로 섬기다가 목회에 회의를 품고 사임한 후 목회를 포기하고 청주에 있는 대안학교의 교목으로 가려고 하다가 대안학교가 무산되어 실업자가 되었습니다.
교인다운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고 영어 강의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밤늦게까지 혼자 있던 아내는 아이들 놀이터에서 동네 아이들과 놀아주고 간식도 주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 엄마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엄마들과 아이들이 집에 와서 음식을 먹으며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모임이 자연스럽게 목장이 되었습니다. 인원이 늘자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문제가 있는 분들이 전도되기 시작했고, 영혼 구원의 역사가 나타났습니다.
지금은 개척가정교회 목회자를 위한 세미나(개척가정교회 길라잡이)까지 열고 있습니다. 일반 교회 목회자 세미나라고 보면 되는데, 그것도 일 년에 4 번이나 합니다. 지난 4월에 2차 길라잘이를 마치고 쓴 안국철 목사님의 컬럼을 소개합니다.
[개척가정교회 길라잡이를 마치고-안국철목사]
이 작은 교회가 이렇게 큰 일을 할 수 있는가? 이런 놀라움을 표현하는 목사님들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길라잡이를 한번 하면 일이 적지 않습니다. 신청을 받고, 명단을 작성하고, 등록비를 받고, 단톡으로 계속 광고를 하는 행정적인 준비도 만만치 않습니다.교안 프린트, 배너, 안내 데스크, 간식 셋팅, 청소도 해야합니다. 그릇이 무겁고 양이 많은데, 미리 꺼내서 다 씻어 놓고 셋팅을 해 놓아야 합니다.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고 서빙을 해야 하고 설거지도 해야 합니다. 새벽 일찍 나와서 아침으로 죽을 준비하는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 민박을 하고, 목장 탐방을 받는 것도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지 모릅니다. 끝나면 역순으로 정리를 해야 합니다.
이 모든 일을 감당해 준 성도님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휴가를 내고, 일정을 조정하고, 경제적 손해를 감내하면서 당연하다는 듯 섬기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가득했습니다.
혼자 생각이지만, 최영기 목사님이 휴스턴 서울교회를 담임하실 때 성도들이 이런 마음으로 헌신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헌신은 특권이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꼭 하시고 싶은 일이 있는데, 마땅한 일꾼이 없으면, 나를 써 달라고 하면서 '부려먹기 쉬운 종' 이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제가 강요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조건 없이 주는 마음들입니다. 이 시간들 뒤에 주님께서 하실 일이 반드시 있으실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이 기쁨과 순수함을 간직하고 부러먹기 좋은 종, 부려먹기 좋은 교회로 순종과 겸손으로 한걸음 나아가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