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 목회를 잘하는 목사님 중에 천안아산 제자교회 심영춘 목사란 분이 계십니다. 조금 놀랄만한 일을 보면 “웬일이니!” 하면서 반응을 해서 사람들을 재미있게 하고 그 목사님 말씀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요새 날씨를 보면서 저도 “웬일이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4월 5일에 freezing rain이 온다고 하길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4월인데 오면서 곧 녹겠지…” 했는데, 완전히 틀렸습니다. 그날 도로를 보니, 이건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나무들마다 얼음이 제법 붙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1998년에 경험했던 Ice storm 때가 생각났습니다.
그때 몬트리올에 있었는데, freezing rain이 며칠 동안 왔습니다. 처음에는 올해처럼 나무마다 얼음이 덮여 있어서 너무 아름다웠고 사진을 찍기 바빴습니다. 2-3 일이 지나면서 정전 소식이 들여오기 시작했고, 2주 동안 몬트리올 전역이 거의 정전이 되었습니다.
얼음 덮인 나무를 보니까 그때 나무 모습과 비슷했고, 그래서 정전이 날까 겁이 났던 것입니다. 결국 규모는 작지만 정전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1998년에는 고압전선이 지나가는 철탑까지 휘면서 무너졌는데, 이번에는 그 정도는 아니었고, 주로 동네 나무들이 꺾여 넘어지면서 전선을 쳐서 정전이 일어났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님들 중에도 2-3일 동안 정전이 된 분들이 계십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밤에 잘 때 추웠던 것입니다. 평상시처럼 전기가 곧 들어오겠지 하면서 기다리다가 밤을 지낸 것이죠. 또 차고 문이 안 열려서 시장을 못 본 분도 계십니다. 보통 때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어려움입니다.
또 음식을 못 만들어서 어려우셨습니다. 특히 갓난 아기가 있는 가정은 아기 분유를 못 만들어서 당황하셨다고 합니다 (다행히 부르스타를 구입해서 해결).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어서 어렵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평소에 당연해 보이던 것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했는지, 또 얼마나 감사가 부족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 몬트리올 날씨가 이렇지 않습니다. 3월부터는 가끔 10도가 넘었다가 또 추워지곤 하는데, 올해는 4월초까지 계속 추웠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부터 갑자기 더워져서 낮 최고 기온이 28도까지 올라갔습니다. 한 주 사이에 freezing rain에서 28도까지… 아직 그늘에는 눈과 얼음이 보이는데… “웬일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