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가 하고 있는 가정교회는 휴스턴 서울교회의 최영기 목사님이 1993년에 시작하신 것입니다. 입소문이 퍼져서 다른 교회 목사님들에게 세미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1996년에 ‘구역조직을 가정교회로 바꾸라’는 책이 나왔는데 우리 교회 개척 목사님이신 서모세 목사님의 추천으로 저도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서모세 목사님이 미국 비자를 못받으셔서 가정교회 세미나에 참석을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가정교회를 했지만, 제대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 대 목사로 오신 이남성 목사님도 가정교회를 하셨는데, 그분도 정식으로 세미나를 다녀오신 것이 아니라, 가정교회를 하는 교회에서 전도사로 섬기셨기 때문에 우리 교회가 가정교회로 잘 정착하지 못했습니다. 3 대 김화형 목사님은 전통 목회를 하셨습니다.
저는 2002년에 몬트리올을 떠나서 3 년 동안 신학교를 다닌 후, 2005년 여름에 빅토리아 다사랑 교회에 부임했습니다. 그때에도 가정교회를 할 생각이 많았기에 부임하고 바로 2006년 2월에 가정교회 세미나에 참석하고, 2007년 4월에 가정교회로 전환했습니다.
가정교회는 전환하는 것도 어렵지만 정착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당시 가정교회 컨퍼런스에 가면 3 년이 지나면 가정교회로 정착이 된다고 해서 열심히 했습니다. 3 년이 지나니까 5 년이 지나면 된다고 하고, 5 년이 지나니까 10 년이 지나야 된다고 했습니다. 결국 저도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가정교회를 10 년 하고 나서 몬트리올에 왔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가정교회로 전환하고 나면 많은 것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 가장 힘이 듭니다. 매주 모여서 밥 먹는 것, 모르는 사람들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것, 비밀을 지키는 것, 섬기기 힘든 사람들을 섬기는 것… 3 년이 지나면 이런 것들에 익숙하게 되어서 더 이상 힘들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 3 년이 가장 힘듭니다.
그 후에는 우리의 성품과 사역적인 면에서 예수님을 닮아가는 기간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변화가 있지만, 이런 것들은 시간이 더 걸립니다. 어림잡아서 전환하고 5 년이 지나면 어느 정도 변화가 이루어 집니다. 그래서 3년에서 5년까지 2년 동안은 처음 3년 보다는 덜 어렵지만, 그래도 어려운 기간입니다. 5 년이 지나면 교회가 다져지면서 천천히 바뀝니다. 그래서 덜 어렵습니다. 10년이 지나면 가정교회가 그냥 굴러간다고 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가정교회로 전환한 후 열심히 달려오다가 1년 반이 지나서 코비드로 인해 멈춰버린 것입니다. 지난 2 년 동안 오히려 가정교회적으로 퇴보했습니다. 앞서 못 채운 1년 반을 채우려면 더 힘이 들고 더 오래 걸릴 것입니다. 전환하고 6년 후인 2024년 8월쯤에 처음 3 년간의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