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일어난 우크라이나사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이 있어서 요약해서 소개합니다. 우리 나라에도 해당하는 글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종의 고전적인 국민혁명으로 보아야 함. 외국 매체들은 이 사태를 “강대국 사이의 세력균형과 민족 문제의 분쟁”이라는 틀로만 보려 하고, 정작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희망과 절망 그리고 꿈이 무엇인지는 거의 말하지 않음.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암흑과 폭력과 거짓이 지배하는 게 아니라, 밝고 공명정대하고 이성적이고 사람다운 세상”임. 친러냐 친서방이냐는 본질이 아님.

우크라이나는 그 얼룩진 역사에다가 지리적 조건에다가 (농업, 광업 등) 지정학적 위치 그리고 산업 및 교역 관계 때문에 서방이나 러시아 어느 한 쪽에 일방적으로 기댈 수 있는 처지가 아닌 것은 사실. 문제는 소련 해체 이후 지난 30년간 이 애매한 대외적 관계를 십분 백분 악이용해 먹으면서 자기들의 배만 불린 악당 재벌들과 거기에 한 패로 얽혀버린 정치 엘리트들임. 이 때문에 30년간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암흑과 부패와 거짓말의 나라”에 살고 있다는 절망에 절어있었음.

2014년의 유로마이단 시위와 젤렌스키의 선출은 그러한 국민적 의지의 표출이었음. 2000년대 중반부터 유럽연합 가입이라는 것이 이러한 비정상적인 올리가르히 지배 체제를 투명하고 책임있는 “정상적 민주주의”로 되돌리는 방편으로 여김. 따라서 이것이 맹목적인 러시아 적대라든가 자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무조건적인 미국 군사력에의 경도를 뜻하는 것은 아님.

이번 전쟁에서 젤렌스키대통령등 흔히 볼 수 없는 지도자들이 버텨주고 또 전 현직 대통령과 국회의원들 다수가 키이우를 지키고 있다는 것에서 “국제법으로 보장된 껍데기같은 주권”이 아닌, 집단 전체가 하나가 되어 스스로를 지키는 역사책에나 나올 법한 고전적인 주권 국민국가의 “국민혁명”의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음.

그래서 지금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저항은 21세기의 인류에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음. 푸틴뿐만 아니라 세계를 지배하는 각국 엘리트들이 지난 30년간 지구화라는 이름 아래에 폭력과 자본을 앞세워서 뻔한 계산과 협잡으로 주물러온 방식에 파열구를 낼 실마리임. 거짓말과 부패와 폭력과 암흑과 프로퍼갠더에 힘없이 떠밀려가는 세상이 아닌, 사람들이 함께 토론하고 이해하고 논쟁하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맹아일 수 있음.

만약 이글의 분석이 옳다면,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많은 동유럽 나라들 (심지어 러시아까지!) 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음. 그럴 경우, 주권국가로 우뚝 서게 될 우크라이나와 다른 동유럽 나라들은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몇 세기에 걸친 장기판 신세를 벗어나려고 다른 방향을 모색할지도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