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BC주의 리튼(Lytton)이란 곳에서 무려 49.5도를 기록해서 캐나다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세웠습니다. 제가 살았던 빅토리아도 39.8도로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한국에 있는 처남이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50 도가 넘는 날씨에 밖에서 일했다는 얘기를 해서 기가 죽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최고 기온은 40.5도(화씨 105도)입니다. 미국에서 유학할 때 캔사스주로 이사를 갔는데, 가는 날부터 5일 동안 계속해서 최고 기온이 40.5 도였습니다. 밖에 나가 보면 주위가 ‘웅’ 하면서 뭔가 감싸는 기분이었고 잔디가 타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집을 구할 때까지 대학 선배가 살던 지하에 임시로 묶었었는데 에어컨이 너무 빵빵하게 나와서 생후 10달이었던 큰 딸이 감기가 들었던 아이러니한 일도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더위를 느꼈던 때는 대학교 1학년 여름이었습니다. 당시 대학교 남학생들을 남한산성에 있는 문무대란 곳에 보내서 10일 동안 훈련을 받게 했는데 각개훈련을 받을 때 기온이 34.7 도였습니다. 각개훈련은 산 꼭대기에 있는 적의 진지를 점령하는 훈련이라서 아주 고된 훈련인데 34.7도까지 올라가서 아주 힘들었습니다.
몬트리올은 제가 옛날에 있을 때보다 지금이 더 더운 것 같습니다. 제가 옛날에 있을 때에는 에어컨이 있는 집이 거의 없었습니다. 저희가 집에 살 때에는 통풍이 잘되었기 때문에 여름에 선풍기를 틀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에어컨이 없으면 너무 힙듭니다. 몇 주 전에 며칠 동안 30 도가 넘더니 지난 주에도 2-3일 30 도가 넘었습니다. 습도까지 높아서 체감온도가 40 도가 넘었습니다. 저도 마침 그때 밖에서 걸었는데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제가 2017년에 이사 와서 아내가 에어컨을 사자고 했는데, 제가 옛날 생각을 하고는 제습기를 샀습니다 (사실 빅토리아에 살 때 제습기가 있었는데 아내가 가지고 가자는 것을 몬트리올에서는 아파트에서 살 것이기에 제습기가 필요 없다고 우겨서 놓고 왔는데, 다시 제습기를 산다고 해서 핀잔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제습기로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더워서 선풍기를 틀어 놓고 방에 누워 있는데, 뒷머리가 무거워지고 정신이 깜빡깜빡할 정도였습니다. “이게 더위 먹어서 죽는건가?”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2019년에 CDN에 있는 아파트로 이사 와서는 바로 에어컨을 샀습니다. 그런데도 작년에는 꽤 더워서 에어컨을 틀어 놓아도 방은 시원해지지 않아서 아주 고생을 했습니다. 코로나로 힘든 데다가 날씨가 더운데 집에서 일을 하려다 보니까 너무 힘들어서 결국 별관을 얻게 되었습니다. 지금 있는 아파트는 중앙냉방이 되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슬기롭게 여름 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