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13:7에 보면 교회의 지도자들이 어떻게 살고 죽었는지를 살펴보고 본받으라고 합니다. 최근 두 분의 죽음을 보면서 우리가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지난 6월 말에 가정교회 사역원 전 원장이신 최영기 목사님의 최혜순 사모님이 소천하셨습니다. 24 년 전에 난소암 진단을 받으시고 길어야 2-3 년 정도 더 살 거라고 했지만 24 년을 사셨습니다. 사시면서 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하면서 집안의 경제를 부담하셨습니다. 최영기 목사님이 자주 출타하셨지만 (길게는 1 년에 6 개월 이상) 아픈 몸으로 집안을 잘 돌보셨습니다. 교회에서는 ‘말씀의 삶’ 강사로 섬기셨고 목사 사모로서 조용히 자리를 잘 지키셨습니다. 최영기 목사님의 목회의 반은 사모님이 한 것이라고 평가를 합니다.
돌아가시기 전, 자신이 예수님을 안믿었을 사람인데 최영기 목사님과 결혼했기에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고 그것이 남편에게 제일 감사하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사모가 되었기에 하나님을 더 믿게 되었다고 하셨고, 24 년동안 암을 앓으시면서 오히려 하나님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자기를 위해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셨습니다. 최혜순 사모님이 돌아가시는 장례 예배는 온라인으로 중계가 되었는데, 영상 접속 숫자가 1 만 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그후 이렇게 저렇게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사모님들의 간증이 이어졌습니다.
며칠 전에 한국의 유력한 정치인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미 돌아가신 분의 인생을 논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모든 분들이 그분을 좋아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존경하는 삶을 사신 것 같습니다. 차기 대통령까지 꿈꾸다가 허망하게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인생을 마감한 이유가 언론에 나오는대로 성추행때문이라면 너무 허무합니다.
60 여 년 잘 살아오다가 마지막 몇 년 동안 저지른 일때문에 잘못 죽은 셈이 됩니다. 서울특별시장(葬)으로 5일 장례를 치른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잘 돌아가셨다면 당연히 그렇게 장례를 모실만한 분인데 그분의 마지막이 안타깝습니다. 그분은 유서에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썼습니다. 삶에 함께 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하지만, 특히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합니다.
잘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잘 죽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떻게 죽는 것이 잘 죽는 건지 생각해 봅니다. 인생을 잘 살아 왔다면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살다가 죽는 것이 잘 죽는 거 같습니다.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죽는 게 잘 죽는 거 같습니다. 믿는 사람이라면 죽으면서 그동안 하나님을 사랑했노라고 고백하는 게 잘 죽는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