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여간 포근한 게 아닙니다. 제가 기억하기에 올 겨울에는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고, 영하 10도 밑으로 내려간 날도 두 번 정도 있었습니다. 눈도 예년에 비해서 적게 오고요. 작년 12월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는 안춥네. 앞으로 추워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12월까지 안추운 것이 어디야!” 이제 1월이 거의 다 가는 시점에서, 앞으로 얼마나 추울지 모르지만 1월까지 이 정도로 추운 게 너무 감사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춥지 않고 눈이 적게 와서 좋지만 부작용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스키장이나 썰매장은 좀 힘들 것입니다. 얼마 전에 Lake St-Jean에서 눈썰매가 얼음에 빠져서 몇 사람이 죽고 몇 사람이 실종되었습니다. 날씨가 포근해서 호수의 얼음이 단단하게 얼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또 예년보다 춥지 않은 관계로, 해충이 안죽어서 내년 농사에 나쁜 영향을 미칠지도 모릅니다. 또 날씨가 안추워서 바이러스가 더 활발히 활동해서 감기나 독감이 더 심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이 정도 추위도 한국으로 치면 추운 편입니다. 제가 살았던 캐나다 서부 빅토리아에서 이 정도 추웠으면 역사상 가장 추운 겨울로 기록되었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기대에 띠라 좌우되면서 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대를 잘 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 크리스찬은 어떤가요? 크리스찬은 이 세상에서 고난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세상 사람들이 받는 고난을 대개 받습니다. 거기에다 우리가 크리스찬이라는 이유로 세상으로부터 고난을 더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를 연단시키시고 성숙시키시려고 다른 고난을 허락하십니다. 이런 기대를 가지고 살면 우리에게 고난이 닥쳐도 그리 힘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고난이 덜 와도 그리 반가운 것은 아닙니다. 사도들은 예수의 이름때문에 모욕을 당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 것을 기뻐했습니다(사도행전 5:41). 그래서 고난이 적다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께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고난이 적으면 부작용도 있습니다. 하나님께 적게 기도할 것입니다. 세상에 더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힘든 일이 닥칠 때 감당할 영적 체력을 유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고난이 와도 당연한 것으로 받고, 고난 당하는 것을 특권으로 알고 감사하며, 고난만큼 영광이 크다는 것을 알고 기뻐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