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유투브에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란 동영상을 보고 있습니다.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방송되었는데, 군대를 막 제대하고 유학준비를 하면서 가끔 TV로 방송을 본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 프로를 다시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헤어진 이유중에 가장 많은 이유가 해방 후 북한 정권을 피해서 남쪽으로 내려오든지 625사변때 피난을 오면서 가족끼리 헤어진 경우였는데 어처구니없이 30년이 넘게 못만난 것입니다. 넘어 오다가 인민군에게 죽은 가족을 얘기하고, 또 남은 가족 소식을 안타깝게 전하는 모습을 보며, 그때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별로 변한 것이 없는 현실이 또 안타까웠습니다.
두번째로 많이 헤어진 이유는 ‘가난’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먹고 사는 게 너무 어려워서 아들은 남의 집에 양자로, 딸은 수양딸로 준 후 헤어지게 된 것입니다. 양자로 갔지만 종처럼 부려지다가 나중에 고아원에 보내지면서 소식이 끊겼습니다. 수양딸로 간 딸들도 거의 남의 집살이 수준이었습니다.
이렇게 헤어졌다가 만난 사람들은 “그동안 살면서 얼마나 고생이 많았니?”라고 묻습니다. 그러면 십중팔구 “내가 고생한 걸 어떻게 말로 다해”라고 대답합니다. 어떤 분은 “그동안 고생하면서 너무 많이 울어서 이제 눈물도 안 나온다”고 합니다. 어떤 누나는 “나는 여자라서 남의 집살이 해서 밥은 굶지 않았는데 너는 남자라서 얼마나 힘들었니?”라고 묻고 어떤 남자는 “종살이를 했는데 너무 배고파서 밥을 훔쳐서 밤에 형이랑 냇가에 가서 먹었다”고 대답합니다.
다른 지방에 살던 사람들을 각 지방 방송국에서 연결해서 TV로 보여주면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TV에 나오는 상대방의 얼굴을 기대반 의심반 뚫어지게 보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묻습니다. 그러다가 찾는 사람인 게 확인이 되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동안 쌓였던 그리움과 외로움과 서러움 등이 한꺼번에 터진 것입니다.
동생들은 “왜 나를 그렇게 안 찾았냐?”고 따집니다. 그러면 언니나 오빠는 아주 열심히 찾았다고 합니다. 어떤 언니는 동생을 찾기 위해 전 날 KBS 방송국 본관을 두 번 돌았다고 합니다. 방송국 주위에 사람을 찾는 사연을 적은 종이를 벽과 땅에 붙여 놓았는데, 한바퀴 도는 데 6시간 반이 걸리더랍니다.
하나님께서도 잃어버린 자녀를 이렇게 열심히 찾고 계실 것입니다. 우리 믿는 사람들이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방송국을 6시간 반동안 두 번 돈 언니처럼 되지는 않아도, 최소한 “왜 나를 그동안 안찾았냐?”는 비난을 들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너무 고생을 해서 눈물이 말라버린 사람에게 “왜 감정이 없느냐?”고 묻지 말고, 다시 눈물이 흐르도록 사랑으로 감정을 회복시켜 주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