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아내가 작은 딸이 사는 뉴욕에 가 있는 동안 당연히 제가 음식을 해 먹었는데, 아내가 돌아오고 나서도 관성의 법칙(?)때문인지 요새도 음식을 가끔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목요일에 닭가슴살과 야채를 볶아서 요리를 만들려고 준비하다 보니 야채가 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익히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버섯과 브로컬리를 좀 덜어서 생야채로 먹었습니다. 샐러드 소스와 마요네즈를 섞어 뿌려서 먹었는데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지난 4월 말까지 ‘다니엘금식’을 하느라고 생야채를 지겹도록 먹은 기억이 있어서 목요일에 야채를 먹으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기대와 달리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사실 제가 생야채 먹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다니엘금식을 하면서 ‘억지로’ 생야채를 먹다 보니까 맛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원해서’ 생야채를 먹으니까 같은 것이었지만 원래 좋았던 맛을 느꼈던 것입니다. 음식 맛도 마음 먹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한국 속담에 ‘하던 지랄도 멍석을 깔아 주면 멈춘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진해서 하면 좋아서 하다 가도 남이 하라고 하면 하기 싫어진다는 얘기입니다. 이 말이 삶의 많은 분야에 기가 막히게 들어 맞습니다. 자진해서 숙제를 하려다가도 부모님이 숙제를 하라고 하시면 이상하게 하기 싫어집니다. 그래서 자녀에게 공부하라고 말하는 것 보다는 자진해서 공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자녀가 공부하도록 동기부여를 해 주어야 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자녀가 안좋은 것을 자진해서 한다면, 그것을 억지로 의무적으로 하게 하면 하기 싫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일예배나 목장모임에 참석하는 것, 삶공부를 듣는 것, 성경을 읽고 QT를 하는 것, 기도모임에 참석하고 기도하는 것,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것, 교회의 각종 사역부서에서 봉사하는 것… 이런 일들을 자진해서 하면 하기 쉽고 또 재미가 있고 보람도 있습니다. 하다가 힘들어도 자진해서 했기때문에 책임감을 느끼고 완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시켜서 하게 되면 이상하게 힘이 들고 재미도 별로 없고 보람도 적습니다. 또 하다가 힘들면 시킨 사람이 야속해지고 불평하게 됩니다.
자진해서 했는가 아니면 누가 시켜서 했는가 (억지로 하지 않고 원해서 했어도)의 차이일 뿐인데, 결과는 많이 다릅니다. 마음 먹기 나름입니다. 이왕 하나님을 믿는다면 (아직 하나님을 안믿는 분들은, 이왕 교회에 다닌다면) 신앙생활을 자진해서 하기 바랍니다. 이왕 해야 될 일이라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신앙생활을 자진하여 쉽고 기쁘고 보람있게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