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KBS사장 후보인 양승동 후보자의 국회청문회 소식을 들으면서 두가지를 느꼈습니다. 청문회의 주된 이슈는, 양승동후보자가 세월호가 침몰하던 날 노래방에 갔느냐 안갔느냐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안갔다고 했다가 당일날 노래방에서 사용된 회사신용카드 내역이 나오니까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가 결국에는 세월호 당일에 노래방에 간 것은 맞는데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지는 않았다는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마침 저도 세월호가 침몰하던 때에 한국에 있었습니다. TV를 보면서너무 기가 막혔고 뭔가 깊은 슬픔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마침 그날 노래방에 갈 약속이 있었다면 저도 갔을 것입니다. 그날 많은 사람들이 노래방에 갔을 것이고, 기분좋게 노래를 부르지는 않았겠지만 조용한 노래는 불렀을 것입니다. 그런데 양승동 후보자가 노래방에 간 것이 이슈가 되는 이유는 그분이 얼마 전 KBS 정책설명회를 할 때 세월호 리본을 달았기 때문입니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나서 4년 반이 지난 때에도 세월호를 추모하려고 리본을 달고 있는 분이, 당일에 노래방에 간 것이 표리부동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크리스찬에게 표리부동처럼 치명적인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기독교하면 사랑인데 가까운 사람도 사랑하지 못하고 미워하는 모습이 표리부동입니다. 기독교하면 용서인데 조그만 잘못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 표리부동입니다. 기독교하면 정직인데 조그만 이익때문에 속이는 것이 표리부동입니다. 우리의 표리부동이 하나님을 욕되게 하고 전도의 길을 막습니다.
또 하나 느낀 것은 우리 국민이 참 비난을 잘한다는 것입니다. 세월호 당일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은 교육부 장관이 컵라면을 먹었다고 여론의 몰매를 맞았습니다. 어떤 언론에서는 ‘황제라면’이라고 하면서 학생들의 부모들이 땅바닥에 앉아 있는데, 장관이 팔걸이 의자에 앉아서 라면을 먹었다는 것입니다. 장관이 밖에 나가서 식당에서 밥을 사먹었다면 (술이라도 한 잔 하면서) 비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장관쯤되는 지위와 나이를 드신 분이 현장에서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웠다면 칭찬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날 학생들의 부모들도 대다수 저녁을 먹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어떤 현상이든지 비난을 할 수 있습니다. 비난을 하는 사람이 우기기라도 하면 반박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해석’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반면 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좋게 생각하려면 얼마든지 좋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요새 인터넷을 보면 비난할 것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최대한으로 비난합니다. 우리 크리스찬은 이런 세태에 휩쓸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건설적인 비난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되도록 긍정적으로 보고 칭찬을 할 때 사회와 교회가 훨씬 건강하게 될 것입니다.